두산밥캣은 매출액이 10조 원에 육박하고 1조 3천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우량회사인데요, 이번 거래가 3개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모두 통과하면 (주)두산에 대한 로보틱스의 지분율은 68%에서 42%로 내려가지만, 결국 (주)두산의 밥캣에 대한 유효 지배력은 기존 14% (= 30 x 46)에서 42% (= 42 x 100)로 3배 높아지게 됩니다. 거래 후 (주)두산은 자회사 지분율에 대한 공정거래법 상 30% 제한도 지키면서 여전히 상장회사 로보틱스를 통해 완전 자회사인 밥캣을 강력하게 지배할 수 있습니다.

WISE FOREST Comment: 승부도 시너지도 좋다. 하지만, 상장회사라면 일반주주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법이 없어도.

지난 주 한화에너지의 (주)한화 지분 공개매수가 우리 자본시장과 기업 거버넌스 제도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는 의견을 드리자마자 더욱 대담한 자본거래가 시도되는 현실이 놀랍습니다. 합병, 분할 등 자본거래를 통한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대 방법은 정말 다양한데요, 그 중심에는 항상 '돈 버는 것에 비해 시장 가치는 매우 높거나 매우 낮은' 회사가 있습니다.

물론 (주)두산은 계열사 전체의 사업 중 가장 효율성이 높은 쪽으로 자본 재배치를 할 경영상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재배치 대상인 3개 회사가 모두 상장회사라는 점입니다. 수많은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달려 있습니다. 한편, 각 회사나 이사회는 현행 자본시장법은 오로지 직전 한 달 동안의 시가로만 상장회사의 합병 또는 주식교환 비율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니, 그에 따른 것이 뭐가 문제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즉, 우리 상법은 아직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이런 거래에서 주주를 고려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습니다. '회사의 이익'만 위해 형식과 절차만 지키면 모든 자본거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모든 법은 불완전합니다. 우연히 고장난 자판기를 발견했다고 안에 있는 음료를 다 뽑아 마셔도 되는 것일까요? 3사의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논의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 지난 금요일 밥캣 주가도 5% 올랐으니 밥캣 주주도 긍정적인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요, 로보틱스 주가는 24% 올랐습니다. 11월에 있을 두 회사 주식교환 비율은 이미 정해진 상황이어서, 로보틱스 주가가 유지된다고 믿는다면 밥캣 주가도 24% 올랐어야 하겠죠. 하지만 5% 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건, 오히려 19% 떨어진 것과 같지 않을까요?

이번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은 [jTBC 방송], [조선일보 기사], [매일경제 기사] 및 [사설], 다른 언론의 [다양한 기사]로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시가총액이 아닌 매출액과 손익 기준으로 본 아래 거래 구조도를 다시 한 번 비교해 보세요. 거래의 본질이 조금 더 잘 보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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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 포스코홀딩스는 밸류데이를 통해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해 2026년까지 구조개편 계획의 97% 이상을 완료하며, 현재 보유한 자사주 10% 중 교환사채 발행에 따른 의무 예탁분 4%(345만주)를 제외한 6%(525만주, 약 1조9000억원)를 2026년까지 전량 소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 내용은 [전체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회사의 IR 관련 자료는 아래 버튼을 눌러 주세요.

2주 연속 시장을 뒤흔든 한화와 두산의 대규모 자본거래에 이어, 다음 주에는 SK 계열회사들이 합병에 관한 이사회를 엽니다. 17일(수)로 예정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 이사회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 여부 및 합병 비율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는데요, SK이노베이션은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이번 두산 건에서도 문제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 직전 한 달 평균 주가로 기업가치가 정해집니다. 계산이 쉬워서 10조 원 내외에서 결정될 것 같네요. 그렇다면 문제는 비상장회사인 SK E&S의 기업가치 평가인데요. 작년에  매출액 11조 원 (매출 비중 전력 42%, 도시가스 46.5%), 영업이익 1조 3천억 원을 낸 이 에너지 인프라 회사의 기업 가치는 얼마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