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주주 충실의무는 M&A, R&D, 신사업 등 일상적인 이사회 결의 사항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주주 한 명 한 명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일부 주주 (주로 지배주주)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서 전체 주주 관점에서 판단하라는 의미입니다.

이사의 의무 = (1)선관주의의무 / (2)충실의무

이번에 개정된 건 (2)충실의무

특정 지배주주 (총수일가) 관련 없는 일반 R&D, M&A, 신사업 등 일상적 경영활동은 모두 (1)선관주의의무 적용 영역으로 이번 상법 개정과 무관

특정 지배주주 (총수일가) 관련 있는 사안에 대해 기존 공정위나 국세청 같은 행정기관이 아닌 회사의 이사들에게 전체 주주 관점에서의 검토 의무 부과하는 것이 이번 (2)개정의 취지

이번 상법 개정안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없이 시행된다고 해도 이것으로 회사를 둘러싼 많은 문제가 효율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주 충실의무는 민법의 신의성실 또는 헌법의 민주공화국 규정과 같이 대원칙을 선언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상장회사 합병에 관해서는 여전히 시가로 고정하고 있는 합병 비율을 공정 가치로 하도록 변경하고, 유지청구권 조항도 개정하며, 계열회사간 거래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아닌 이사회가 어떻게 주주 충실의무를 이행할 것인지 실무적 방법이 연구되어야 합니다.

국회와 정부는 이제 시행을 앞둔 1년 동안 시행령이나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전체 주주 관점에서의 검토'를 각 이사회가 실무적으로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을지 빠르게 연구하고 최소한의 안내를 할 수 있도록 하위 세부 규정 제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